합격수기

전기산업기사 실기 5년치 문제만 풀고 합격
채동용 / 2023-07-28 20:43:26
  • 2022년 7월 18일 전기산업기사 필기시험 합격 이후 실기시험 독학 공부법이 막연했다. 인터넷에서 탐색해보니 기출문제 중 단답형과 계산문제형이 있는데 우선 단답형 문제를 암기후 계산문제를 공부하면 합격이 무난하다고 소개한 사례가 있어 따라 해보기로 했다. 일단 최소 한 달, 길게는 두 달안에 단답형 내용을 모두 암기하기로 목표로 삼고 인터넷상에 소개된 수첩형태로 작성된 암기신공 답안 400개를 A4용지 20장에 프린트했다.

    8월5일부터 시작해 눈으로 읽기 2회, 소리내 읽기 2회를 8월 31일에 마쳤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나머지 6번을 연습장에 내용을 직접 써보며 암기를 하려 했으나 60대의 녹슬은 기억력 때문에 400개 답안을 모두 쓰는데 평균 2주일이 걸렸고 잘 외워지지도 않았다. 오기가 생겼다. 반복 쓰기를 10번 정도하면 모두 암기할 수 있겠다는 늙은 암기력을 과신해 계산문제를 아예 제쳐두고 단답형 암기공부에만 매달려 허송세월을 보냈다.

    2023년 1회 실기시험일인 4월 23일까지 8개월간의 공부기간 중 2023년 1월까지 5개월을 헛공부에 말아 먹었다. 총 15회를 반복 학습했지만 20%도 암기 되지 않는 나의 기억력에 절망을 했다. 게다가 대략 1회 시험에 출제되는 16~18개 문제 풀이에대해 우습게 알고, 짧은 기간에 5번 정도 반복풀이를 할 수 있겠다는 오판까지 해 2023년 2월에 실시하는 에너지산업기사에 응시접수를 하고 관련 공부를 병행하고 있었다.

    1월 말이 되자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며 자책하을 하며 에너지산업기사 공부를 덮고 전기산업기사 실기 계산형 기출문제 풀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합격 경험자들이 알려주는 공부법에 따르면 최소 10개년 이상의 기출문제를 반드시 여러번 풀어봐야 하며, 확실한 합격점수를 받으려면 20개년치 기출문제를 풀어봐야 한다고 한다.

    시간에 쫒긴 나는 일단 2818년~2021년 6개년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10개년 기출문제까지 풀어볼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만만하게 봤던 기출문제 6개년치를 모두 풀어보는데 두 달 이상이 걸려, 4월 9일에 겨우 1회 풀이를 마쳤다. 단답형도 제대로 암기가 안됐고 시험일이 2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2회 풀이를 11일만인 4월20일에, 3회 풀이를 이틀만인 4월 22일에, 4회 풀이를 하루만에, 시험일 당일 아침에 마쳤다. 필기시험 공부 때와 마찬가지로 형광펜으로 칠한 문제들 위주로 3회 풀었고 4회 때는 마지막으로 색깔 표시한 기출문제를 눈으로 푸는 벼락치기식 공부를 마쳤다.

    또 한 가지는 단답형 문제 중 중요하지만 잘 외워지지 않는 내용들을 조그만 용지에 별도 작성해 핸드폰 케이스 안쪽에 여러 장 겹쳐서 붙여놓고 출퇴근 때 버스안에서 수시로 보며 암기했다.

    필기시험 공부때와 마찬가지로 당직근무일에는 새벽 2시까지 공부를 강행해, 시험 당일 아침에 필기때와 같이 이번에도 코피를 흘렸다.

    “그래, 떨어질거지만 경험이나 쌓자”며 턱도 없는 공부량이지만 4월 23일 버스를 타고 응시장으로 향했다. 50여 분간의 버스 안 마지막 공부시간에 암기 쪽지에 적어놓은 공식과 단답형 답안 암기에 초집중했다.

    시험지를 받고서 문제들을 훑어 본 나는 당황했다. 한 번도 풀어보지 않은 유형의 문제가 몇 개 있었다. 한 번만 풀어봤어도 맞힐 수 있는 문제를 제대로 못풀고 틀렸다고 생각하니, 6개년치 문제만 풀었던 공부내공의 약함을 절감하며 나의 잔꾀부림을 자책했다. 1차 필기시험 공부때 외웠던‘캐스케이딩’이란 단어조차 머리 속에서 맴돌기만 할뿐 확실하게 떠오르지 않아 “아, 떨어졌구나”하는 절망감이 덮쳤다. 풀은 답안을 대충 가채점을 해보니 50점이 조금 넘을 것 같았다. 시험 종료 시간에 쫒기며 시험지를 수정테이프로 떡칠까지 하며 답안을 고치고 또 고쳤다. 시험장을 나오면서 내일부터 실기공부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시험일 이틀 후인 4월 25일부터 기출문제집 이론편부터 파고들기 시작했다. 예제문제를 푸는데 기존 5개년치 문제를 풀어본 공부 내공 덕에 문제풀이가 대부분 쉽게 이해됐고, 기출문제도 2002년도 문제부터 풀기 시작했다. 2010년도 까지는 기출문제 풀이 동영상이 없었지만 시퀀스부문 등 일부 문제만 제외하고 대부분 문제풀이법이 쉽게 이해되기 시작했다. 2회 시험은 합격할 것은 자신감이 생겼다.

    20개년 기출문제 중 3개년치 남겨둔 상태서 6월 9일 아침이 밝아왔다. 기대감이 1도 없는 실기시험 합격자 발표일 이였다.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책을 펼쳐놓고선 그래도 몇점으로 떨어졌는지는 알아보려고 핸드폰을 집어드는 순간 카카오톡 알림음이 울린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보낸 실기시험 합격축하 메시지였다. 큐넷으로 들어가 점수를 확인해보니 68점이다. 어찌된 점수인가. 어안이 벙벙했다. 인터넷에서 알아보니 실기시험은 대부분 자기가 가채점한 점수보다 더 높게 나온다고 한다. 채점관이 정답은 틀려도 풀이과정을 이해하는 내용이 있으면 부분 점수를 주는 채점을 하기때문이라고 한다. 필기시험 85점 합격때 기쁨보다 훨씬 더 강하게 짜릿한 기쁨이 솟구쳤다. 감사합니다. 이상은 실기 기출문제 6개년치만 풀어보고 전기산업기사 실기시험을 한 번에 합격한 공부법에대한 내용이었습니다.

     
  • (success)